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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nt_available 19.04.03 11:5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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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멘파워부산점

남성 탐구생활#04 - 만성 전립샘염 - 골반통증 증후군

location_on지점명 : 부산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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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당 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라는 말이 있다. 어느 한 가지 일에 정성과 시간을 쏟으면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말도 내포한다. 필자도 비뇨기과를 전공하고 강산이 벌써 2번 바뀌었으니 일정 질환에 대해서는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환자 얼굴만 봐도 무슨 병인지 대충 알 수 있는 경우가 있다. 바로 만성 전립샘염 환자들이다.


어느 날 오후, 진료실 문이 열리고 40대 중반 환자가 들어왔다. 얼굴에는 세상의 짜증은 혼자 가지고 있는 것처럼 불편했고 뭔가 불만에 가득 차 있었다. 의자에 앉으면서 얼마 전 전화로 상담했다고 한다. 부산에서 창원으로 출퇴근하는 공무원이었다. 다시 한 번 증상을 물으니 스스로 자신은 만성 전립샘염 환자라고 말했다. 이 병원 저 병원에 안 다녀 본 곳이 없다고 말하면서 전립샘염에 대해서는 자신이 전문가인 듯 이야기했다. 물론 짜증이 가득한 목소리로 말이다.


전립선이란 방광 하부에 있으면서 요로 감염의 1차 방어막을 형성하며 정낭과 함께 정액 대부분을 생성하는 곳이다. 여기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 전립샘염이다. 일반적으로 급성 염증은 40도 이상의 고열과 급격한 오한·한기·배뇨 곤란 등이 나타나며 응급으로 입원해야 하는 질환이다. 외래에서 보는 대부분의 경우는 만성 전립샘염-골반통증증후군이다.


이런 만성 전립샘염-골반통증증후군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진 않았으나 잦은 요도염으로 인한 세균 감염과 자가 면역 질환·전립선 내로 소변 역류·골반 주위 근육통·심한 스트레스 등으로 생각된다. 생활 전반에 걸쳐 불편을 초래하며, 삶의 질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보통 30~40대에 흔하게 나타나며 다양한 증상을 일으킨다. 


증상은 특징적으로 회음부 통증이 가장 흔하고 성기 끝의 통증·고환통·하복부 통증·배뇨통과 배뇨 장애가 단독 혹은 겹쳐서 나타난다. 사정통이나 발기력 감소 등 증상도 보이지만 성관계 횟수나 극치감 등에서는 정상인과 큰 차이가 없어 성행위 자체는 정상인과 비슷하다. 하지만 사정통이 심해지면서 스스로 부부 관계가 소원해지고 극심한 사정통과 함께 회음부 통증이 동반되면 우울한 상태로 쉽게 빠져들게 된다.


병원에 내원하면 환자와 충분한 상담을 하고 필요할 경우 여러 가지 검사를 병행한다. 최근 분자생물학의 발달로 세균 감염의 경우 PCR 검사로 균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치료는 원인에 따라 적절히 하게 되는데, 대부분의 경우 주 증상을 치료하면 부차적 증상을 다시 호소하게 된다. 따라서 다양한 증상 치료도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 세균 감염의 경우 전립선에 침투가 비교적 용이한 항생제를 사용하며, 기타 배뇨 시 전립선 요도의 긴장을 떨어뜨리는 약과 근 이완제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요도염에 비해 비교적 오랫동안 치료해야 하며 초기에 완치된다는 마음가짐으로 충분히 치료에 임해야 한다.


또 증상 재발이 비교적 흔히 나타날 수 있기에 예방 및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사항이 있다.


첫째, 요도염에 주의해야 한다. 반드시 피임기구를 사용해 예방해야 한다. 둘째, 규칙적인 성생활은 전립선 액의 배출에 도움이 된다. ‘접하되 설하지 않는다’는 동양적 사고 방식은 전립샘염 환자에게는 도리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셋째, 온좌욕이 회음부 근육을 이완시켜 회음부 통증을 완화시켜 줄 수 있다. 장시간 운전하는 사람이나 오랫동안 앉아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회음부에 압통을 가하지 않는 도넛 모양의 쿠션도 도움이 된다.


넷째, 전립선 마시지도 도움이 된다. 주 2~3회 병원에 내원해 할 수 있으며 필요 시 배우자가 배워 시도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적절한 수분 섭취와 충분한 야채 섭취로 변비 방지 등도 도움이 된다.


또 금지해야 할 사항으로 잦은 요도감염, 과도한 음주나 카페인 섭취, 너무 오랫동안 소변을 참는 것, 자전거나 승마 등으로 회음부를 심하게 자극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앞에서 언급한 환자의 경우 이전에 여러 곳에서 만성 전립샘염을 치료했으나 상대방이 질염 치료를 하지 않아 치료 종결 이후에도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다시 요도염 증상부터 시작됐다. 이후 전립샘염으로 진행됐고 자신은 단순히 전립샘염의 증상이 악화된다고 생각했다. 먼저 요도염을 치료하면서 파트너도 검사하게 해 동일 균으로 인한 질염을 확인한 뒤 치료했다. 이후 회음부 통증과 사정통도 적절하게 치료해 현재는 증상 재발이 거의 없는 상태다.


만성 전립샘염-골반통증증후군도 고질병으로 생각하지 말고, 정확한 원인을 알고 적절한 치료와 함께 예방수칙을 잘 지킨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질환이다.